한국 포크 음악 (1)
포크 뮤직이 이 땅에 대중을 사로잡은 것은 60년대 후반부터다.
1968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포크 음악을 선보였던 인물은 한대수였다. 그는 그 해 11월, 남산에 위치한 드라마센터에서 라이브 공연을 가졌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에 청바지, 그리고 통기타를 들고 50여 명의 관객 앞에서 포크 뮤직을 노래했다.
그의 이 공연은 우리나라에 최초의 포크 공연이었고, 이후 포크 뮤직은 70년대 청바지, 생맥주, 통기타 문화를 양산하며 우리 대중 음악계의 주류로 떠올랐다. 초창기 국내 포크 가수들은 한결같이 세태를 꼬집는 음악을 다루었다. 한국 포크 뮤지션 1호 한대수는 괴팍한 성격으로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아 정작 그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정도였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1972년 10월 유신으로 그의 노래가 금지곡으로 묶이자 코리아 헤럴드 기자로 활동하다가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1989년까지 사진작가로 활동했다.당시 그가 노래했던 <행복의 나라로>, <고무신> 등은 1974년 1집 앨범 <<멀고먼 길>>에 수록됐지만 결국 발매와 함께 금지곡에 묶여 판매금지조치를 당했다.
한대수와 비슷한 경우로 양병집은 <타박네>, <부활가> 등 저항성이 깃든 음악으로 세태를 꼬집었다. 그 역시 유신으로 가수활동을 할 수 없게되자 후배나 동료의 앨범 제작에 참여하다가 결국 호주로 이민을 떠난다
한편,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서유석도 <철날 때도 됐지>란 당시 사회상을 꼬집은 노래로 젊은이의 우상이 됐지만 역시 유신으로 한동안 노래를 그만두고 전국 각지 대학가를 돌면서 포크 뮤직 보급에 앞장섰다. 그러나 이마저 여의치 않자 가수란 직업을 버리고 인테리어와 관련된 일을 하기도 했고, 80년대부터는 DJ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대수, 양병집, 서유석과 함께 70년대 포크 뮤직을 주도했던 인물이 바로 김민기다. 여기서 문제가 된 곡은 <무궁화 꽃>과 <작은 연못> 때문이었다. 이 곡은 남북관계를 다루어 당시 발매와 함께 음반 몰수 및 판매금지조치를 당했다.
시대의 아픈 상처로 대변한 저항가요
이처럼 포크는 나오자마자 10월 유신에 의해 철저히 박해를 당했다. 제3공화국부터 5공화국까지 군사정권 치하에서 포크 음악은 당국의 검열 대상 1호였다. 하지만 이런 박해 속에서도 포크 음악은 젊음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젊은이와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며 강한 생명력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70년대 우리 사회는 암울한 시기였다. 유신이란 서슬 퍼런 사회에서 지식인 모두가 박해를 당했다. 이런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를 꼬집은 것은 바로 포크 뮤직이었다. 당시 대학가에서 불렸던 저항가요, 운동가요, 구전가요 등이 모두 포크 뮤직이었다. 미국의 프로테스트 송이었다.
1960년대 당시 저항가요로는 4·19 혁명을 노래한 <진달래>, <정의가>, 6·3 사태를 노래한 <탄아 탄아>, <농민가> 등이 있었는데, 이 노래는 앨범으로 발매되지 못했다. 이 노래들은 당시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한 노래였기에 이 노래를 부르면 바로 불순한 자로 인식되어 체포되었던 시기였다.
이런 저항가요가 60년대 후반 한대수와 김민기, 양병집에 의해 앨범으로 나왔다가 결국 판매금지란 시대의 비극을 낳기도 했다.이런 이유로 저항성을 띈 포크 뮤직은 일반 대중에게 들려질 수 없었고, 결국 자구책으로 서정성이 있는 포크 음악이 일반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서정성을 띈 대표적인 가수로는 <하얀 손수건>, <슬픈 운명>을 노래한 틘 폴리오, <사랑해>의 라나에로스포, <모닥불>, <방랑자>를 노래한 박인희, <그리운 사람끼리>, <약속>을 부른 뚜아에무아, <긴머리 소녀>의 둘다섯, <편지>를 부른 어니언스, <이름 모를 소녀>를 노래한 김정호, <아침 이슬>, <일곱송이 수선화>, <세노야, 세노야>를 노래한 양희은 등이 70년대 초·중반 서정적인 포크 음악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Music &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80년대 포크 음악 서문 (0) | 2021.08.15 |
---|---|
한국 포크 음악 (2) (0) | 2021.08.11 |
제3세계 포크 음악 (0) | 2021.08.06 |
영국 포크의 정의 (0) | 2021.08.04 |
Folk Rock의 시작과 정의 (0) | 2021.08.02 |